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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12월, 은 가격이 온스당 60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금이 사상 최고가를 찍으며 주목받는 사이, 은도 조용히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죠. 특히 연말 들어서는 은 가격 상승폭이 금을 앞지르는 흐름입니다.

     

    AI 반도체에 필수적인 소재이면서도 태양광 패널에도 대량으로 쓰이는 은. 금보다 저렴하면서도 산업 수요가 탄탄해서 많은 투자자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데요. 문제는 국내에서 은에 투자할 수 있는 ETF가 많지 않다는 겁니다.

     

    해외에는 SLV, SIVR 같은 다양한 은 ETF가 있지만, 해외주식 계좌 개설이 번거롭거나 환율 걱정 없이 원화로 투자하고 싶은 분들도 많으시죠. 특히 연금저축이나 ISA 계좌로 세제 혜택을 받으면서 투자하고 싶다면 국내 상장 ETF가 답입니다.

     

    그런데 국내 증시에 상장된 은 관련 ETF는 딱 2개뿐입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은선물(H)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금은선물(H). 이 두 상품의 수익률과 장단점을 비교해서 어떤 ETF가 내게 맞는지 알려드리겠습니다.


     

     

    1. 국내 은 ETF 2종, 뭐가 다를까?

    먼저 핵심 정보를 표로 정리해봤습니다.

      구분                                                        KODEX 은선물(H)                            TIGER 금은선물(H)
    운용사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종목코드 144600 225130
    은 비중 100%  40% (금 60%)
    총보수 0.50% 0.37% 
    순자산 2.0조원  2,000억원
    일평균 거래량 높음 보통
    환헤지
    2025년 수익률 86.3% 34%
    1개월 수익률 20.5% -
    연금계좌

    표를 보시면 가장 눈에 띄는 차이가 두 가지입니다. 첫째, KODEX는 은에 100% 투자하는 반면 TIGER는 금 60%에 은 40%를 섞었다는 점. 둘째, 수익률이 KODEX는 86.3%인데 TIGER는 34%라는 점이죠.

     

    왜 이런 차이가 날까요? 간단합니다. KODEX는 순수하게 은 가격만 따라가니까 은이 폭등하면 그 수익을 고스란히 받습니다. 반면 TIGER는 은 비중이 40%밖에 안 되니까 은이 아무리 올라도 수익률이 희석되는 거죠. 대신 금이 60%나 섞여 있어서 변동성은 훨씬 안정적입니다.

     

    쉽게 말하면 KODEX는 '공격형', TIGER는 '안정형'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지금부터 각각의 장단점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2. KODEX 은선물(H) - 순수 은 투자의 정석

    수익률이 말해주는 것

    KODEX 은선물(H)의 2025년 수익률은 정말 압도적입니다. 연초 이후 86.3%라는 건 1천만원을 투자했다면 1,863만원이 됐다는 얘기거든요. 최근 1개월만 봐도 20.5% 올랐는데, 이건 전체 ETF 중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수익률입니다.

    3개월로 확대하면 38%, 6개월은 56.7%, 1년은 76.7%. 어떤 기간을 봐도 엄청난 성과죠. 같은 기간 금 ETF들이 5~6% 수익률을 낸 것과 비교하면 은이 얼마나 폭발적으로 올랐는지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이건 은 가격 자체가 급등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KODEX가 은 가격을 거의 100% 그대로 추종한다는 점에서 '순수 은 투자'를 원하는 투자자들에겐 최적의 선택지입니다.

    국내 유일의 순수 은 ETF

    KODEX 은선물(H)의 가장 큰 장점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은에만 100% 투자하는 ETF라는 겁니다. 구성을 보면 은 선물이 91.56%, 미국의 실물 은 ETF인 SLV가 7.49%로 사실상 은 가격을 그대로 따라갑니다.

    "왜 다른 운용사들은 은 ETF를 안 내놓나요?"라고 궁금해하실 텐데요. 은 시장이 금보다 작고 변동성도 크다 보니 운용사 입장에서 단독 출시가 부담스러운 거죠. 그래서 대부분 금과 섞어서 안정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갑니다. TIGER가 딱 그런 케이스고요.

    환헤지가 있어서 안심

    KODEX 은선물(H)의 (H)가 바로 환헤지를 뜻합니다. 은 가격은 달러로 거래되니까 원래는 환율 영향을 받아야 하는데, 환헤지가 적용되면 그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죠.

    예를 들어볼게요. 은 가격이 10% 올랐는데 원달러 환율이 1,400원에서 1,300원으로 떨어졌다고 칩시다. 환헤지가 없으면 달러 약세 때문에 수익률이 깎이는데, 환헤지가 있으면 은 가격 상승분 10%를 거의 온전히 받을 수 있습니다. 최근처럼 환율 변동이 큰 시기에는 이게 큰 장점이죠.

    유동성도 충분

    순자산이 2조원이고 일평균 거래량도 충분합니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 ETF를 사고팔 때 원하는 가격에 바로 체결되느냐의 문제거든요. 거래량이 적으면 내가 팔고 싶을 때 살 사람이 없어서 가격을 낮춰야 하거나, 사고 싶을 때 더 비싸게 사야 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KODEX는 그런 걱정이 거의 없습니다.

    연금계좌로 세금 절약

    KODEX 은선물(H)은 연금저축, IRP, ISA 같은 세제 혜택 계좌에서 투자가 가능합니다. 연금저축에 넣으면 연말정산 때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고, ISA에 넣으면 비과세 한도 안에서 수익이 나도 세금을 안 냅니다. 일반 계좌로 투자하면 배당소득세 15.4%를 내야 하니까 이런 계좌를 활용하는 게 유리하죠.

    실제로 개인 투자자들의 반응도 뜨겁습니다. 2025년 연초부터 지금까지 개인 순매수가 1,355억원이나 됩니다. 12월 열흘 동안만 135억원이 들어왔고요. 기관이나 외국인보다 개인 투자자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걸 보면, 실제로 투자하는 사람들이 검증한 상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단점도 분명히 있습니다

    물론 장점만 있는 건 아닙니다. 가장 큰 단점은 변동성입니다. 은은 금보다 가격 변동이 2배 이상 큽니다. 올해 86% 올랐다는 건 반대로 큰 폭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얘기거든요. 하루에 5~10% 등락하는 건 흔한 일이고, 심하면 하루 만에 15% 이상 움직이기도 합니다. 심장이 약한 분들은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어요.

    배당도 없습니다. 금이나 은 같은 실물 자산은 이자나 배당을 만들어내지 않으니까 오직 시세차익만 노려야 합니다. 매달 꼬박꼬박 배당 받는 재미는 없다는 거죠.

    또 선물 기반이라 롤오버 비용이 발생합니다. 선물은 만기가 있어서 만기가 다가오면 다음 월물로 갈아타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약간의 비용이 들어갑니다. 그래서 실제 은 현물 가격과 ETF 가격이 미세하게 차이가 날 수 있어요. 큰 문제는 아니지만 알아두면 좋습니다.

    수수료도 0.50%로 TIGER(0.37%)보다는 높은 편입니다. 뭐 큰 차이는 아니지만 장기 투자하면 이것도 쌓이긴 하죠.

    그래도 순수하게 은 가격 상승에만 베팅하고 싶다면, 변동성을 감수하고 높은 수익을 노리고 싶다면, 해외주식 계좌 개설이 번거롭다면 KODEX가 답입니다.


    3. TIGER 금은선물(H) - 안정성을 택한 귀금속 분산

    수익률은 낮지만 안정적

    TIGER 금은선물(H)의 2025년 수익률은 약 34%입니다. KODEX의 86.3%와 비교하면 확실히 낮죠. 하지만 금 단독 ETF들이 5~6%밖에 못 올린 걸 생각하면 34%도 나쁘지 않은 성적입니다.

    왜 이렇게 차이가 날까요? TIGER는 은 비중이 40%밖에 안 되기 때문입니다. 나머지 60%는 금이 차지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은이 아무리 폭등해도 그 수익을 40%만 받는 구조죠. 대신 은이 급락해도 금이 방어해주니까 손실도 덜합니다.

    쉽게 비유하면 KODEX는 롤러코스터고 TIGER는 관람차 같은 느낌입니다. KODEX는 짜릿하지만 무섭고, TIGER는 덜 짜릿하지만 안전하죠.

    수수료가 저렴합니다

    TIGER의 가장 큰 장점은 수수료입니다. 연 0.37%로 KODEX(0.50%)보다 0.13%포인트 저렴해요. "고작 0.13%?"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1천만원을 투자했다면 1년에 13,000원 차이입니다. 10년 투자하면 13만원이고요. 장기 투자할수록 이 차이가 누적되니까 무시할 수 없습니다.

    금과 은의 분산효과

    TIGER는 금 60%와 은 40%를 섞어놓은 구조라 변동성이 KODEX보다 훨씬 낮습니다. 은이 급락하는 날에도 금이 버텨주고, 금이 부진한 날에도 은이 끌어올려주는 식이죠. 귀금속 전체의 흐름을 따라가고 싶은 분들에게 적합합니다.

    환헤지도 똑같이 적용되고, 연금계좌나 ISA 같은 세제 혜택 계좌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KODEX와 동일하네요.

    단점은 명확합니다

    TIGER의 가장 큰 단점은 은 비중이 40%밖에 안 된다는 겁니다. 은 가격이 86% 폭등했는데 TIGER 수익률은 34%에 그쳤잖아요. 금 비중 60%가 수익률을 희석시킨 거죠. 순수하게 은 투자를 원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아쉬운 구조입니다.

    유동성도 문제입니다. 순자산이 2,000억원으로 KODEX(2조원)의 10분의 1밖에 안 돼요. 거래량도 적어서 큰 금액을 사고팔 때 원하는 가격에 체결이 안 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일반 개인 투자자들이야 몇백만원, 몇천만원 정도 투자하니까 큰 문제는 아니긴 합니다.

    순자산 규모가 작다는 건 상장폐지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높다는 얘기입니다. 물론 2,000억원이면 ETF로서 작은 건 아니라 당장 걱정할 일은 아니지만, KODEX에 비하면 불안 요소가 있는 건 사실이죠.

    그리고 솔직히 TIGER는 포지셔닝이 애매합니다. 금 투자를 원하면 금 ETF를 사면 되고, 은 투자를 원하면 KODEX를 사면 되거든요. "금도 은도 둘 다 조금씩 담고 싶다"는 분들에게는 딱인데, 그런 니즈가 얼마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그래도 은만 담기엔 변동성이 부담스럽다면, 금과 은을 동시에 분산하고 싶다면, 수수료를 조금이라도 아끼고 싶다면 TIGER를 고려해볼 만합니다.


    4. 결국 나한테 맞는 건 뭘까?

    자, 이제 선택의 시간입니다. 투자 성향에 따라 어떤 ETF가 맞는지 정리해드릴게요.

    공격적으로 가고 싶다면

    "은 가격이 더 오를 거 같은데? 큰 수익 내고 싶어!" 이런 분들은 KODEX 은선물(H)에 100% 투자하세요. 변동성은 크지만 은 가격 급등의 수혜를 고스란히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포트폴리오에서 5~10% 정도만 담는 게 안전합니다. 너무 많이 담으면 은이 폭락할 때 멘탈이 나가거든요.

    손익 각오는 -30%에서 +100% 정도로 보시면 됩니다. 86% 올랐다가 30% 빠지는 건 은 시장에서 흔한 일입니다.

    중립적으로 접근하고 싶다면

    "은에 투자하긴 하고 싶은데 너무 공격적인 건 부담스러워." 이런 분들은 KODEX 70%에 TIGER 30% 정도로 섞어보세요. 은에 집중하되 금으로 일부 헤지하는 전략입니다. 포트폴리오 비중은 10~15% 정도가 적당하고요.

    손익 각오는 -20%에서 +70% 정도. KODEX 단독보다는 덜 출렁이면서도 괜찮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안정적으로 가고 싶다면

    "귀금속 투자는 하고 싶은데 변동성은 최소화하고 싶어." 이런 분들은 TIGER 금은선물(H) 100%로 가세요. 금과 은의 분산효과를 누릴 수 있고, 수수료도 저렴하죠. 포트폴리오 비중은 15~20%까지 늘려도 괜찮습니다.

    손익 각오는 -10%에서 +40% 정도. 큰 수익은 못 내지만 큰 손실도 안 나는 안정적인 구조입니다.


    5. 실전 투자 팁

    마지막으로 실전에서 유용한 팁 몇 가지 알려드릴게요.

    계좌는 어디로 할까?

    연금저축이나 IRP 계좌가 있다면 거기서 투자하세요. 매년 세액공제 받으면서 장기 투자할 수 있으니까 일석이조입니다. 월 30만원씩 KODEX를 자동매수하면 변동성도 평준화되고 좋아요.

    ISA 계좌도 좋습니다. 비과세 한도가 200~400만원 있는데, 여기서 은 ETF로 단기 매매를 해도 세금 걱정이 없거든요. KODEX와 TIGER를 섞어서 운용하기에도 좋고요.

    일반 계좌는 배당소득세 15.4%가 나가니까 단기 트레이딩용으로만 쓰시는 걸 추천합니다.

    언제 사고 팔까?

    매수 타이밍은 은 가격이 50달러 이하일 때가 좋습니다. 금과 은의 가격 비율이 80 이상이면 은이 저평가됐다는 신호고요.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는 시점도 매수 타이밍으로 괜찮습니다.

    매도는 은 가격이 65달러를 넘어가면 고민해보세요. 역사적으로 이 정도가 고점이었거든요. 수익률이 50% 이상 나왔다면 분할 매도로 차익 실현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금과 은의 가격 비율이 60 이하로 떨어지면 은이 고평가된 거니까 팔 타이밍이에요.

    꼭 기억하세요

    은은 금보다 변동성이 2배 이상 큽니다. 그래서 포트폴리오의 5~15%만 투자하세요. 전 재산을 박으면 안 됩니다. 단기 급등락을 각오해야 하고, 손절보다는 분할 매수로 평단가를 낮추는 게 유리합니다. 은은 장기적으로는 오르는 자산이니까 떨어졌을 때 더 사는 게 맞거든요.


    지금까지 국내 은 ETF 2종을 비교해봤습니다. 순수 은 투자를 원한다면 KODEX 은선물(H), 안정적인 분산 투자를 원한다면 TIGER 금은선물(H), 둘 다 섞고 싶다면 KODEX 70%에 TIGER 30%. 이렇게 기억하시면 됩니다.

    2025년 은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는 지금, 국내 은 ETF로 연금계좌 세제 혜택까지 챙기며 투자해보세요. 변동성이 큰 만큼 여유 자금으로 소액부터 시작하시길 바랍니다!